[시선집중]

“노-사 대등하지 않아... ‘까다로운 해고 절차’ 소용없어”

기사입력 2016-01-26 08:39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 <신동호의 시선집중>

(06:15~08:00)

■ 진행 : 신동호 앵커

■ 대담 : 김준영 한국노총 전략기획본부장

- 일부 판례 이용한 노동 지침, 많은 법적 분쟁 만들 것

- 객관적 성과 기준 어려워... 자의적 판단 가능성 높아

- 다양한 이해관계 얽힌 노동개혁... 장기적 논의 필요해

- 노사정 합의 존중하는 입법부터 약속해야 대화 재개 가능

☎ 진행자 > 노동계의 목소리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노총 김준영 전략기획본부장 연결돼 있습니다. 김준영 본부장님!

☎ 김준영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고맙습니다. 일단 지금 가장 양대지침과 관련해서 어떤 부분이 큰 문제라고 보시는지 짧게 듣고 시작하죠.

☎ 김준영 > 일단 양대지침이 60세 정년 연장으로 인해서 불안정고용을 안정시키기 위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우선 60세 정년 의무화가 불안정고용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부터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접어들면서 노동력 부족과 부실한 사회안전망을 노동시장 잔류로 해결하기 위해서 정년60세를 의무화 한 것인데, 즉 고령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서 만들어진 법인데 그 법이 고용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쉽게 해고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것, 이게 도리어 고용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정년연장을 바라보는 노동계 시각 자체가 이것은 고용주의 고용안정을 위한 것이다, 이렇게 보고 계신 거네요.

☎ 김준영 >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거죠.

☎ 진행자 >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것이다,

☎ 김준영 > 네.

☎ 진행자 > 자, 그렇다면 지금 앞서서 지금 계속 나오고 있는 이야기가 이 고용의 안정성 부분과 연결돼서 하는 이야기인데 앞서 이인제 최고위원의 말씀을 들으셨겠습니다만 일반해고 요건이 들어감으로 해서 좀 더 쉬운 해고가 되는 것 아니냐 라는 제 질문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 오히려 까다롭고 객관적인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판례에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해고하고 소송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거든요.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 김준영 > 일단 지금 그것을 지침으로 하는 것 자체가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24조에는 경영상 이유 관련된 해고, 23조에서는 해고 등의 징벌에 의한 해고만을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저성과자란 이유만으로 해고를 할 수 있는 법규정이 지금 전혀 없는 것이죠. 그러니까 저성과자를 해고하는 것을 합법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법을 개정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일부 판례를 인용해가지고 지침을 만드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법적분쟁을 엄청나게 많이 유발할 것이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노동부가 근로시간 통상임금 등 다양한 지침들을 많이 냈는데 거기서 그것 때문에 많은 법적 분쟁이 유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저성과자 해고를 지침으로 정하는 것 자체가 더 많은 분쟁을 확대재생산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일단 이 지침 자체가 위법하기 때문에 노동부 지침을 조목조목 따지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노동부가 까다로운 기준을 만들어서 분쟁을 줄일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이 노동조합이 있더라도 노사관계가 대등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 노동조합이 없는 90%의 노동자들에게 까다로운 기준이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무적 판단이 개입될 것이다, 이렇게 우려하고 계신 거군요.

☎ 김준영 > 아주 자의적 판단들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최근에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편법적인 부당 해고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희망퇴직이 앞으로는 사라지고 회사를 지키면 저성과자가 되고 원래 저성과자가 아니라 저성과자로 만들어지고 그래서 해고로 이어질 거다, 그래서 사용자 입장에서는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될 경우에 최소한의 명퇴금이라도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런 비용조차도 사라지게 되는 사용자를 위한 기준이 될 것이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노동현장에서 이른바 양대지침이 어제부터 효력을 갖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준영 > 이것은 법적인 효력을 전혀 갖고 있지 않는 그 노동부가 노사관계를 지도하기 위한 지침이다, 이렇게 노동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법적 강제성은 전혀 없는 지침입니다.

☎ 진행자 > 앞서 이런 양대지침에 대해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을 했고 정부에서 최종안이 아니라 초안이라고 지난 연말에 발표를 했을 때 앞서 이인제 의원은 그런 지적을 했어요. 좀 더 협의를 했으면 내용의 개선 수정도 가능했는데 한국노총이 내부적 문제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나서지 못했다 라는 지적을 했는데 어떻습니까? 사실관계가.

☎ 김준영 > 당시에는 다 아시다시피 국회에서 노사정 간에 합의되지 않았던 법이 입법 상정됨으로 인해서 한국노총 입장에서는 그 부분을 시정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9.15 노사정합의가 있는 다음 날 노사합의에 이르지 못한 법안이 상정됐기 때문에 그 부분을 노사합의를 기준으로 바꿔 내라 라고 하는 요구를 했고 그것의 입법과정에 집중하고 이 문제는 지침과 관련된 문제는 단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서 논의를 하자, 이게 한국노총의 주장이었고 노동부도 그것을 9.15 합의 당시에는 인정을 했던 겁니다. 그것이 지금 임금체계 개편 등 지침에서 다루고 있는 해고요건 이런 부분들이 근로자간 세대간 다양한 유불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리고 직무특성상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기 아주 어려운 직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장기간에 걸쳐서 논의가 되어지고 노사가 모두 객관적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그런 긴 시간의 논의가 필요한데 이것을 기간을 정해놓고 언제까지 발표해야 된다, 발표해야 된다, 이러면서 저희를 압박했던 측면이 있는 거죠. 저희가 논의를 거부했다기보다는 우선 노동 관련된 입법에 집중하고 추후 장기간에 걸쳐서 논의하자 라고 하는 노사정 합의를 지킬 것을 저희가 요구했던 것입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제가 지금 이 질문을 드린 이유는 뭐였느냐 하면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고 이것을 조정하고 무언가 지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 부분에서 봤을 때 할 수 있다면 최대한 치열하게 좀 더 논의의 현장에서 논의를 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인 건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 김준영 > 저희는 정부가 더 이상 논의를 필요로 하지 않고 형식적인 대화 요구만 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한국노총도 노사정 대화의 장에 들어가면서 정말 제대로 된 노사정 대화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노사정합의를 통해서 대기업, 중소기업 간에 문제, 기업과 가계의 불평등, 불균형의 문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길 간절히 원했습니다. 한국노총 입장에서도 그런 기대를 하셨던 국민들께는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일자리 문제를 위한 최소한의 실마리라도 찾고자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를 낳아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사정 대화라고 하는 게 노사정간에 최소한의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되는데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노사정합의가 미완의 합의입니다. 의제들을 다양하게 논의할 의제들을 정하고 9.15에서는 일정 우선 과제들만 합의한 미완의 합의였거든요. 그런데 이 미완의 합의를 해놓고 그 다음 날 노사정합의를 위반하는 일, 법 발휘하는 것부터가 이 합의를 금이 가기 시작한 첫발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이렇게 이행 처음부터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한국노총을 노사정합의의 구색 갖추기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정부랑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 이렇게 저희는 판단한 것이고 이런 상황을 만든 정부가 책임이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어찌됐건 제가 드린 질문에 대한 답으로 듣겠고요. 저희가 말씀을 나누는 가운데 게시판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노총 측의 입장을 지지하는 분도 있고 또 정부여당의 안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는데 어차피 반론성 질문을 드리니까 좀 비판성 질문 하나를 제가 대신 읽어드리겠습니다. 8759번 쓰시는 청취자 분인데요. 이런 질문 주셨어요. ‘물론 회사는 직원의 안정적인 고용을 유지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는 반면에 직원은 회사를 위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성과가 없다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은 직원들까지 회사가 떠안고 가야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을 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준영 > 그것 하여튼 최근에 저성과자 관련된 노동부의 지침에서 인용한 판례들도 자세히 보시면 저성과자란 이유만으로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해준 사례들은 거의 없습니다. 저성과자이면서 징계사유가 포함돼 있거나 정리해고 시 그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저성과자를 포함한 것이 정당하냐, 이런 분쟁들의 결과물이지 저성과자란 이유만으로 해고를 인정한 판례는 별로 없다라는 것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성과자란 이유로 다양한 징계, 따돌림, 왕따 등을 통해서 실제로는 해고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도 인정을 해야 될 것 같고 저희가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유는 진짜 저성과자가 아니라는 거죠. 10년, 20년을 근무한 사람이 성과를 잘 내다가 갑자기 그 다음 해에 성과가 떨어졌다고 해서 저성과자가 되는 것이 저희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 진행자 > 예를 들어서 업무적응도 측면이라든가 적성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누가 봐도 입사 초기부터 상당기간 지켜봤는데 저성과자로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케이스도 있지 않겠습니까?

☎ 김준영 > 사례 중에 보면 이런 게 있습니다. 여성이고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던 여성을 외근 근무로 보냅니다. 근무 20년 동안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업무로 전환배치를 해놓고 그 업무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1년 만에 저성과자로 해고하겠다 라고 하는 주장을 저희가 인정할 수 없는 거죠.

☎ 진행자 > 이건 케이스를 보는

☎ 김준영 > 이 부분이 악용된 사례가 너무나 많고 확대될 거라고 보는 겁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제 케이스를 뽑는 방식도 좀 다른 것 같아서요. 일단 그 정도 정리하고요. 한 말씀만 더 여쭤보죠. 민노총은 지금 총파업 예고상태인데 한국노총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신지요?

☎ 김준영 > 한국노총은 일단 제일 먼저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가 광고까지 해가면서 노동개혁이 얼마나 뭐 허구이고 거짓된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광고까지 하는 건 이것들을 막아내고 국민들에게 알려내는 데에 일단 먼저 집중할 생각이고요.

☎ 진행자 > 홍보전을 먼저 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준영 > 예. 그리고 지금 세금으로 지침과 관련돼 있는 법적대응 준비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산하 조직에는 이 법 양대지침이 시행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들을 시달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한국노총 산하에 모든 기업, 산별조직에 신고센터를 설치해서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도 피해가 일어날 경우에는 그 피해에 대한 모든 법적 인적 지원을 다 할 계획입니다.

☎ 진행자 > 한마디로 여쭤보겠습니다. 앞서 이인제 최고위원은 지금이라도 다시 대화를 나눈다면 수정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그런 의사는 있으신지요?

☎ 김준영 > 지금 대화를 다시 하기 위해서는 신뢰회복이 우선돼야 되는데요. 9.15 노사정합의에 기초한 입법부터 약속을 하고 합의를 위반했던 것들을 사과하고 그 과정에서 신뢰가 쌓인다면 다시 대화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보고요. 한국노총도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나라에 다양한 양극화 심화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준영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한국노총 김준영 전략기획본부장이었습니다.